가지산 ''나선폭'' 등반기

2005. 11. 7. 23:09LIFE/Climbing

지나간 사진을 정리 하다가 지난 겨울 등반했던 나선폭포 등반기가 눈에 들어와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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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산 "나선폭" 등반기 >

 

여러 선,후배 님들의 예(?)와 같이 결혼후 산행은 항상 힘들다. 하물며 초보 아빠가 된 나는 더 할 것이다.


항상 마음은 산에 다가가려 하지만 현실은 나의 욕구를 채워주지 않는다.

오늘도 상당히 힘든 로비(Lobby)와 야간근무(?)를 마치고 들뜬 마음으로 진상에게 문자를 보낸다.
- 지금 준비해서 출발 한다고. ^^ -

고속도로를 이용 할까 생각하다가 설연휴가 시작되는 날이라 국도를 이용했다.

밀양에서 돼지국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청도로 이동...

58번 국도는 한산하고 동창천 너머 멀리보이는 눈덮힌 구만산 능선은 우리의 마음을 더 부풀어 오르게 만든다.

운문사 입구 신원교를 지나며 보이는 지룡산 자락이 너무 아름다워 사진에 담고 싶을 즈음

차는 벌써 삼계리 를 거쳐 천문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가벼운 몸(?) 으로 출발 하기 위해 해우소(解憂所)를 찾아 보았지만 동파때문에 문이 잠겨있다.
- 본의 아니게 하중(?) 훈련을 해야 할것 같다 -

배넘이 재 를 향한 발걸음이 가벼워 질 때 쯤 우측능선에 수직벽이 보이면서 나선폭의 하얀속살이 드러난다.

(이런곳에 이런 멋진 폭포가 있을줄은 누구라도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진상이와 나선폭 이름의 유래를 서로 유추(類推) 하면서 올라 갔다.

쇳밥 조금 먹었다고 나는 "나선" 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Screw 가 생각나는건 어떤 정신학적인 증상일까???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스크류 개발 가공때문에 1년 동안 고생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

(하여간 짧은 내 생각으로는 불교의 영향을 받아서 羅禪瀑 - 부처의 제자들이 참선하던 폭포 - 이라고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나선폭으로 가까이 다가갈 수록 사람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 하더니 폭포밑에는 20 여명의 사람들이 


등반준비를 하고 있다. (어떻게 잘 알려지지 않은 폭포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을수 있단 말인가?)

이유 인 즉슨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선폭에 처음 등반하러 온거란다... ^^

마침 김해클라이머스 회원 님들도 와 계신다. 인사를 드리고 나선폭을 바라 보니 등반할 곳이 마땅치 않다.

난이도도 난이도 려니와 등반중인 로프가 너무 많다. (꼭 설악산 형제폭 상단을 보는듯한 분위기...)

그리고 우리가 가져온 로프는 60m... 상단에서 무수히 떨어지는 낙빙...

둘이서 눈치만 보고 있다가 삼성중공업 산악회 에서 등반하고 있는 로프를 빌려 본다.

진상이는 청송얼음골 등반 이후로 등반을 하지않아 몸이 무겁다는 핑계를 일축하고

날렵하고 빈틈없는 동작으로, 가볍게 우측고드름 부분을 마무리 해 버린다.

(청송얼음골 등반 이후로 진상이는 손목걸이는 착용하지 않는다)





나도 힘차게 붙어 보았지만 생각보다 어려울 것 같다.

하단은 이미 등반을 많이 해놓아서 인지 (거의 중앙으로 올라가는 분위기)

얼음 구멍에 손쉽게 바일을 걸고서 올라 갔는데 낙빙을 피해 들어선 상단 우측 고드름지대는 오버행에 낙수가 말이 아니다.

아니나 다를까 안경위로 낙수가 흘러 들어온다...

(이럴땐 콘텍트랜즈를 없는돈 주고사서 눈을 크게 못떠 사용하지 못하는 내마음이 아프다)

몸무게의 압박이 어깨를 지나 전완근을 팽팽 하게 만들고 눈앞은 안개낀 장충단 공원이 되어 갈쯤...

겨우 등반이 끝났다.

하강을 마치고 장비와 장갑을 벗고나니 주위에는 사람들이 30 여명으로 더 불어있다.

(그 많은 인파속에 올시즌 처음으로 빙벽등반을 한다는 만어산장 사모님도 보인다)





김해클라이머스 형님들이 차려 주는 점심을 감사하게(^^) 얻어먹은후 인표형님의 멋진 고드름 등반을 사진에 담았다.

올해 7번째 빙벽 등반 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정도로 군더더기 없이 잘 올라가신다.





진상이의 눈치와 권유(?)로 한번더 로프를 빌려 등반을 마치고 나선폭 등반을 마무리 지었다.

언제나 느끼는 기분이지만 아침에 등반을 하러갈때는 등반지가 가까웠는데 하산할때는 거리가 먼것 같다.

아마 등반에대한 기대감과 등반을 마치고 내려오는 아쉬움의 정신적감정 차이라고 생각된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뒷바퀴에 바람이 조금 빠진것 같다. (펑크가 난것 같다)

뒷바퀴 펑크난것도 모르고 아침에 차를 여기까지 몰고왔네 그려... ㅠㅠ

- 오늘도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었기에 차에 펑크가 난들 어떤가 ㅎㅎ -

창원클라이머스 여러 분들과 도 함께 오고싶었던 산행 이었다.

 

[2005년 2월 12일] [경북 청도 가지산 나선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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